딥시크, 8일부터 'V3' 사용료 5배 인상...성능·비용 모두 우위 잃어

딥시크, 8일부터 'V3' 사용료 5배 인상...성능·비용 모두 우위 잃어

딥시크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 저렴한 비용 문제에서 우위를 내려놓게 됐다. 모델 성능에서도 오픈 소스 기업의 추격을 허용하는 등 출시 한달 만에 혁신성과 영향력을 잃게 됐다.

우선, AI 업계에서 딥시크의 모델 제작 비용이 557만달러라는 것은 의미가 없는 말로 통하고 있다.

이는 딥시크가 밝혔듯 사전 훈련에만 한정되는 것으로, 인프라 비용 등은 모두 제외했기 때문이다. 인프라 구축에 들어간 하드웨어 비용만 더해도 모델 개발 비용은 메타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여기에 다른 AI 기업보다 월등하게 저렴했던 서비스 비용도 인상된다. 딥시크는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2월8일 오후 4시(협정세계시)부터 딥시크 API의 할인이 끝나고 정가로 복구된다"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딥시크-V3'의 API 사용료는 8일부터 현재 5배로 인상된다. 100만 토큰당 입력 0.014달러, 출력 0.28달러이던 딥시크-챗(V3) 사용료는 각각 5배인 0.07달러와 1.10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딥시크-추론(R1)은 처음부터 할인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대로 입력 0.14달러, 출력 2.19달러를 유지한다.

이로써 획기적이라고 평가받았던 딥시크-V3의 요금은 다른 회사와 비슷하거나 일부 더 비싸지게 됐다.

특히, 구글이 5일 출시한 '제미나이 2.0 플래시-라이트'는 V3보다 저렴하다. 이 모델은 입력 0.075달러, 출력 0.3달러로, 입력 비용은 V3와 비슷하고 출력 비용은 3분의 1 이하에 불과하다.

추론 성능을 갖춘 '제미나이 2.0 플래시'는 입력 0.1달러, 출력 0.4달러다. 이는 R-1 입력과 비슷하지만, 하지만, 출력은 5배 이상 저렴하다.

여기에 제미나이 모델 군은 딥시크에 없는 이미지 및 오디오 입력 등 멀티모달 기능을 갖추고 있다. 비용과 사용성 모두 딥시크를 능가한다고 볼 수 있다.

오픈AI는 여전히 딥시크에 비하면 비싼 편이지만, 얼마 전까지 R1과 10배 이상 차이가 나던 비용을 2~4배까지 줄였다. 최근 출시한 o3-미니는 입력 1.10달러, 출력 4.40달러다. 또 이를 챗GPT 무료 버전에 탑재, 일반 사용자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V3와 비교할 수 있는 비 추론 모델 중 'GPT-4o 미니'는 입력 0.15달러, 출력 0.6달러다. 딥시크 V3와 비교하면 입력은 2배지만, 출력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오픈AI는 V3나 R1과는 성능 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난 'o3' 출시가 대기 중이다. 이 모델은 현존 벤치마크 중 가장 어려운 '인류의 마지막 시험(HLE)'에서 R1보다 무려 2.8배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처럼 지난해 12월26일 출시된 V3와 1월20일 출시된 R1은 불과 1개월여 만에 경쟁사들에게 서서히 우위를 내주게 됐다.

물론, 딥시크 모델은 오픈 소스라 자유롭게 다운로드 받아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 혼합(MoE) 방식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엔지니어링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다. 일반 기업은 비용 절감 효과를 못 느낄 수 있다.

또 API는 중국 서버로 사용자 데이터가 전송된다는 점과 보안 문제 때문에 각국 정부와 기업들로부터 차단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바이트댄스와 앨런AI 연구소가 각각 V3 성능을 넘어선 모델을 발표하는 등 오픈 소스 진영의 추격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결국 딥시크는 별다른 업데이트를 내놓지 못하면, 몇개월 뒤에는 소수의 기업에서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활용하거나 일부 스타트업의 연구용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